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미뤄두었던 신발장과 신발장위에 쌓여있던 신발상자들을 열었다. 열 켤레 남짓한 신발이 주인을 잃고 놓여 있었다. 큰 언니가 결혼 후에 엄마아빠, 네 자매, 총 여섯명의 신발을 넣을 때에는 한없이 좁았던 신발장이 이제는 텅 비어 아빠의 신발들이 있어도 휑하게 비어보였다. 명치끝에서 올라오는 무언가에 멈추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정리를 시작했다. 사진을 찍어 상태와 갯수를 확인하고 먼지를 털고 준비해두었던 종이박스에 차곡차곡 담았다. 몇 년 전 사주었던 넉넉한 아디다스 운동화를 마음에 들어하셨는데 올해 여름이 다가올 무렵 운동화가 닳아서 필요하다고 하셔서 새로이 주문했던 흰 운동화는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언니들이 결혼식에 입을 정장과 맞춰드린 구두도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