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리뷰MoonsongReview

#리뷰 #예술 #여행 #서울 #일상

상실 2

유품정리Day3. 간병용구 나눔

세 번째 날, 입원 후 간병에 필요했던 소모용품들을 나누었다. 단지 기력이 없으신 건가 반신반의하며 찾았던 동네병원에서 구급차로 응급실로 다시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2차 종합병원으로 전원하고 났을 때, 우리는 엄마를 간병했을 때처럼 길고 지루한 싸움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밤을 돌아가며 지새고 이제는 간병인을 구하고 간병용품들을 제대로 갖춰야 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증세는 심각해졌고 결국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시고 나니 간병용품들은 채 뜯지도 못한 채 고스란히 남고 말았다. 병원에서 나오며 한꺼번에 짐을 빼야 했고 장례 절차에 신경 쓰느라 대충 집에 쌓아두었던 것들이 고스란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에 한 종류씩. 쓰일 수 있는 것들은 필요한 이들에게.마음먹었던 기준을 되뇌며..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뒤돌아봐야 한다.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뒤돌아봐야 한다.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의 첫 장을 넘기며 키에르케고르의 이 문장을 읽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나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났을 때 이 문장을 떠올렸다.아빠가 남긴 집 그리고 그곳을 가득 채운 아빠의 물건들 앞에서.  * 이 기록이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돌봄과 상실, 애도의 시간의 와중에도 정리를 도맡아야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인 실행에서든, 심리적인 정리에서든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돌봄과 정리가 오롯이 개인의 책임과 부담이 되는 현재이지만 '개인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마무리' 과정에는 그와 관계된 이들의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