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날, 입원 후 간병에 필요했던 소모용품들을 나누었다. 단지 기력이 없으신 건가 반신반의하며 찾았던 동네병원에서 구급차로 응급실로 다시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2차 종합병원으로 전원하고 났을 때, 우리는 엄마를 간병했을 때처럼 길고 지루한 싸움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밤을 돌아가며 지새고 이제는 간병인을 구하고 간병용품들을 제대로 갖춰야 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증세는 심각해졌고 결국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시고 나니 간병용품들은 채 뜯지도 못한 채 고스란히 남고 말았다. 병원에서 나오며 한꺼번에 짐을 빼야 했고 장례 절차에 신경 쓰느라 대충 집에 쌓아두었던 것들이 고스란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에 한 종류씩. 쓰일 수 있는 것들은 필요한 이들에게.마음먹었던 기준을 되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