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광고에 혹해서 좀 더 검색을 해보다가 광고의 근원지였던 <한달살러> 앱을 깔았다. 첫번째는 가볍게 시도해보려고 짧은 여행도 지원해주는 지자체 프로그램 중에서도 평창군의 "평창스테이"를 선택했는데 처음부터 지원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기대에 부풀어 여행을 준비했다. 2박3일의 여행 그리고 여행 이후 필요절차 완료로 지원금을 수령받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여행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장단점을 경험했다. 광고에는 나오지 않았고 경험하기 전엔 알 수 없었던 그 장단점들을 솔직하게 정리해둔다. 내 자신이 여행지원금 프로그램 광고에 혹할 때마다, 여행 지원금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 평창 여행 지원금 프로그램을 실제 경험해보며 느낀 장단점:
📍 장점
- 여행계획서를 필수로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여행계획를 짜며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 숙박요금과 체험비, 교통비 등의 여행경비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여행예산을 합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 인당 2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평창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기 때문에 평창군 내의 지역음식점을 경험해볼 수 있다.
- 평창군과 평창관광협의회에서 지정한 숙박업체와 평창사랑상품관을 받는 음식점 등에서 지출하기에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지출내역을 증빙을 위한 사진과 영수증 등을 정리하고 후기를 올려야하는 강제성 때문에라도, 여행을 한 번 더 복기하고 갈무리할 수 있다.
📍 단점
- 지원금 신청을 위한 서류제출이 번거롭다.
(상품이용계획이 포하된 참가신청서, ESG실천 서약서, 개인정보 수집이용동의서를 사전에 제출해야하고 완료하고 나서도 이용확인서, 지원금신청서, 사진과 영수증이 포함된 이용확인자료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 평창군과 평창관광협의회에서 지정한 숙박업체의 선택지가 한정되어 있다.
(펜선이나 민박과 같은 숙소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결국 선택가능한 대형숙박시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켄싱턴호텔을 선택했는데, 켄싱턴 호텔의 패키지 상품은 이용불가능하고 숙박만 원 가격대로 예약 할인을 받는 시스템이었다. 결국 아침 조식과 수영장과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지출한 금액은 패키지상품을 넘어서는 금액이었다.)
- 평창사랑상품권을 받는 음식점 역시 선택지가 한정되어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용할 식당에 먼저 전화해서 문의했는데, 두어군데에서 떨떠름해하면서 상품권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지역화폐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탓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전화를 서너번 돌려서 가능하다고 말한 곳을 찾아 상품권을 이용해야 했다.)
- 서류작성 이후의 과정도 매우 번거롭다.
(서류작성과 제출뿐만 아니라 이메일로 서류를 보내고 전화로 다시 한번 예약을 확인하고 숙소에 들러서 예약사항을 체크하고 상품권을 건네받고 상품권 사용가능한 업체를 알아보고 또 매번 영수증을 챙기고 사진을 찍고 다시 메일을 주고받으며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기까지 계속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된다.)
- 지원금 후정산까지 한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여행경비 지출이 부담스러워서 지원금을 신청하는 이들이라면, 후정산으로 뒤늦게 받는 것 역시 부담이 된다.)
📌 평창군의 여행 지원금 프로그램을 다시 이용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다면?
없다. 일반인 30%의 혜택은 이미 존재하는 비수기의 할인금액, 패키지 할인금액 등과 비교했을 때, 실제로 여행경비를 줄여주거나 보탬이 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지출한 금액이 지역경제에 유통되어 도움이 되리라는 것만이 그나마 의미를 주었을 뿐.
📌"지원금 받고 여행가자"는 슬로건을 따라 여행해본 소회는?
낚였다는 약오름 60%, 그러게 괜히 돈주는 게 아니다는 탄식 30%, 그래도 여행가는 김에 지역에 도움을 주었다는 알량한 뿌듯함10% 이 뒤섞인 경험이었다.
'지원금 받고'와 '여행가자' 사이의 빈칸에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다. 슬로건만을 보면, 지원금을 받는 건 간단하고 받기만하면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가벼운 일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지원금을 받는 일도 여행에서 지원금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도 기존의 여행과 달리 증빙을 신경써야한다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분산시키게 만든다. 그러니, 그 어마어마한 간극을 다시 채워서 이야기하자면, 지원금 받고 (싶으면 네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여행(가서도 네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받을 만한 여행임을 증명)하자 라고 보아야 한다.
'노마드 실험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에게 맞는 지자체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찾기: 괴산 어때 (0) | 2025.01.07 |
---|---|
지자체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지원 실패 후기: 지자체 홍보 목적에 맞는 여행자 되기에 실패했습니다. (4) | 2025.01.06 |
첫번째 시도, 평창군의 여행지원 프로그램 '평창스테이' (0) | 2024.07.08 |
지원금 받고 여행을? 한달살러 앱을 깔다. (0) | 2024.07.05 |
노마드로 살 수 있을까? 당분간 시도해보기로 했다. (0) | 202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