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여행지원금 프로그램은 2박3일의 단기여행이었으니 워밍업 삼아서 일주일살기, 한달살기와 같이 더 장기적인 프로그램에 지원해보기로 했다. 역시나 한달살러 앱을 통해서 갈 곳을 추려보았다.
📌 한달살러: 일주일살기, 한 달 살기 등 지원금 프로그램 정보 찾기
한달살러 - 한달살기 여행지원금 받고 떠나기
한달살기, 일주일살기, 워케이션 지원 프로그램이 모두 여기에! 3만원부터 150만원까지 다양한 여행 지원 프로그램을 한달살러에서 만나세요. 한달살기 비용도 줄이고, 생각지 못한 낯선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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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말 당시 한달살러 앱은 초창기였지만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었고 마침 여름방학과 휴가시즌을 맞아서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운 지원프로그램들이 앱에도 업로드되고 있었다. 지원마감일자를 기준으로 여름에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을 추리고 그들 중에서도 좋아하는 곳 혹은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골라냈다. 이미 강원도에서 제공하는 지원프로그램으로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이 구체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조건을 자세히 읽어야 했다. 여러 조건들 속에서 가능한 -날짜, 자격, 요구컨텐츠가 소화가능한지 여부 등- 것들을 추리다보니 순천, 담양, 경주가 후보지가 되었다.
캡처해서 올려준 조건들을 읽어보고 링크를 따라 원본이 업로드되어 있는 지자체 문화관광과 홈페이지의 원게시글을 읽고 나서 첨부된 (주로 한글문서)양식을 다운로드 받아서 한 번 더 읽어보아야했기에 사실상 앱보다는 노트북이나 PC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덧붙이면, 한달살러 사이트는 2025년 1월 초 현재, 당시보다는 훨씬 더 많이 정비가 되었다.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상단에 지원금을 주는 여행프로그램이 분류화된 것을 볼 수 있고, 각 분류별로 프로그램을 정렬해주기에 프로그램을 확인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 지자체 여행지원금 프로그램의 까다로운 지원서류 조건 : 지자체의 목적에 따른 지원자 걸러내기임을 깨닫다
순천과 담양은 관광과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고 경주의 경우는 인구청년담당관 인구정책팀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순천과 담양은프로그램 지원자가 지역을 홍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경주는 '살기좋은 도시'를 SNS에 영상, 미디어 콘텐츠로 홍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
거기에 더해 순천은 여행지원자가 여행루트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었고 담양은 사진과 동영상 제작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심지어 순천은 '홍보효과가 좋은 인플루언서'와 'K콘텐츠 전문가', 담양은 '홍보효과가 큰 여행작가, 블로거, 유튜버'가 우대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지원조건을 보면서 이들은 결국 여행하는 이들에게 컨텐츠 제작과 홍보까지 넘기려고 하는구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류양식을 확인하면서는 더더욱 직접 컨텐츠를 개발하라는 이야기구나 싶었다. 심지어 자신들의 양식에 맞게 컨텐츠를 정리해서 공무원들이 읽기 편한 한글파일로 만들라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인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담당자를 칭찬해야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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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일기; 순천에서 일주일 여행하기 (남도 한달살기) : 한달살러 여행지원금
순천 곳곳의 관광자원 홍보와 재방문 유도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순천일기」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순천에서 장기간(7~10일) 체류 여행을 하며 직접 체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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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에서 일주일 여행하기 (남도 한달살기) : 한달살러 여행지원금
아름다운 담양에 머물며 담양의 맛과 멋, 휴식, 체험, 힐링과 더불어 추억을 쌓고 담양 곳곳의 숨은 명소를 찾아 떠나는「담양에서 일주일 여행하기」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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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경주에서 한달살기 2기 모집 : 한달살러 여행지원금
경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를 희망하는 타 지역 거주자에게 일주일살기, 한달살기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경주에 대한 관심도 제고를 통한 우리시 생활인구 및 정주인구 증가를 유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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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요구하는 대로 지원서를 쓰고 정해진 양식에 맞게 한글파일, 등본까지 갖춘 다음 pdf로 정리해서 담당자 이메일로 보냈다. 수고로운 일들을 하며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이들이 우대하겠다고 나선 인플루언서, 유튜버, 블로거, 여행작가들이 어느 정도 수준일 것인가. 단순히 팔로어의 수가 많으면 자극적이거나 얄팍한 내용을 재생산하는 것이어도 상관 없을까. 사진과 영상이라는 매체로 만들어지는 것 외에 컨텐츠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는 누가 평가하게 될까. 메일을 받는 담당자(실무자)와 그의 상사들? 지자체의 공무원들의 관점에서 과연 우리 지역을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이 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멈출 수가 없었다.
📌 지자체 여행지원 프로그램 지원 실패 후기: 떨어졌다니 기분이 좋진 않지만, 붙었어도 좋았을지는 …
이삼이 간격으로 지원서를 내고 일주일에서 한달정도를 기다려 세군데의 결과를 순서대로 받았다.
경주: "아쉽게도, 귀하께서는 경주에서 한 달 살기 2기 참가자에 미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담양: "2024 담양에서 일주일 여행하기에 미선정되셨습니다. 관심가져주셨는데 죄송합니다"
순천: "아쉽게도 이번에 접수하신 2024 순천일기에 선정이 되지 못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귀하의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모두 선정이 되지 않았다. 즉, 나는 홍보효과가 좋은 여행작가나 블로거, 유튜버도 아니고 홍보효과가 좋은 인플루언서나 k콘텐츠 전문가도 아니고 도시를 홍보할 수 있는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물론 지원이 실패했다는 게 과히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동시에 되었어도 기분이 좋진 않았을 것임을 알았다. 이미 지원양식을 검토하고 지원서를 채워내려가면서 깨닫고 있었다. 지자체들의 요구조건에 맞게 여행을 한다면, 여행지원금을 얻기 위해서 그들의 입맛에 맞춰 여행을 하려고 하는 주객이 전도된 시간을 보내고 내가 경험한 여행기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여행홍보물을 하나 더 추가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진과 영상을 보태서 그들의 지역이 조금 더 언급되고 소비되는 게 지자체의 관광과에는 숫자로 남겨지는 그 해의 결과보고의 성과로 올라갈 순 있겠지만, 과연 그것들이 그 지역을 여행하는데 그리고 그런 여행이 그 지역에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들었기에 결국은 선정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 다시 묻기. 나는 왜 여행을 떠나려고 했지?
여기까지 생각하고보니 나에게 다시 묻게 됐다.
나는 왜 여행을 하려 하는가?
어떤 여행이 좋은 건가?
여행후기는 왜 남기려고 하는 건가?
나는 왜 여행을 하지?
나에게 여행은 기존에 익숙해진 나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익숙해서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새롭게 경험해가면서 기존의 습관과 관성에서 벗어나서 다시 어린아이처럼 오감으로 감각하고 새롭게 바라보고 또 생각하게 해주는 귀중한 기회가 되어왔다. 갇혀있던 것들에서 벗어나 먹고 마시고 움직이고 잠자리에 드는 것까지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경험들은 나 자신에게서도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깨달음을 얻게 해주곤 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금 바라보고 몰랐던 것들을 알게 해주곤 했다.
어떤 여행이 좋지?
나는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하러 그리고 그것을 직접 경험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소화하고 나의 자양분으로 삼고자 그리고 그걸 정리해서 다른이들에게도 공유하는 기쁨을 누리고자 여행을 떠난다. 그러니 꼭 유명한 음식점이나 유명한 관광지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고 소비나 소유에 방점을 찍지도 않는다. 당연히 소비의 진작에도 그를 위한 홍보에도 그닥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그 지역의 아름다움 혹은 사랑스러움 혹은 그 지역만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자신있다. 얼마든지 눈에 마음에 담고 또 사람들에게 전할 자신. 그래서 나는 여행이 홍보와 소비의 극대화가 되는 것이 그 지역- 누군가에게 삶의 터전이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기를 바라는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한꺼번에 몰려가서 그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며 쓰레기로 소비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일과를 존중하고 참여하되 최대한 적게 쓰레기를 만드는 것과 같이 조용히 지지하거나 격려하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여행후기는 왜 남기려고 하지?
여행이 주는 신선한 경험,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과 문화, 마음을 열어주는 만남까지, 여행의 순간은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 그것들이 나에게 준 깨달음과 감동을 기록하고 싶은 건 어쩌면 본능적라고 할 만큼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적어도 나에겐. 다시 읽어보며 기억하고 또 다시 기운을 내고 기쁨을 얻을 수 있으니.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이들도 그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서 혹 이미 그런 경험을 했다면 댓글로 수다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적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나니, 간단해졌다. 여행지원금 프로그램에 나를 맞출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지원프로그램을 찾아보자. 그리고 성공했느냐고? 다음 편에!
📌 지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거라면 :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지자체 지원 프로그램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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