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을 정리했다. 집에 선물로 들어왔으나 쓰지 않은 샴푸와 린스 비누와 세정제 치간칫솔 같은 욕실용품 그리고 찜질팩도 하나하나 박스에 넣다가 그 물건들에 얽힌 순간들이 떠올랐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요양사님이 엄마를 씻기던 것, 우주복이라는 환자복을 입고 뽀얗고 말단 얼굴로 아기처럼 다 씻고 침대에 누워있던 엄마의 모습, 무릎이 아파서 찜질팩을 가져다달라 하던 엄마의 얕은 앓던 소리, 저녁 어둠속에 엄마가 안방에서 뒤척이던 그 감촉이 떠올랐다.
엄마.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어. 더는 아프지 않고..


물건에는 참 많은 기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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