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리뷰Moonsong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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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빠 집을 정리하며

유품정리Day33. 소파뒤에서 발견한 엄마의 물건들은 아직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문성moonsong 2024. 11. 13. 13:19

소파 뒤 구석에서 엄마의 유품을 발견하고 기부품으로 보냈다.

언듯 장을 보러갈 때 쓰는 가방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소파 뒤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세워져 있었다. 가방은 지퍼로 완전히 펼칠 수 있는 구조오 되어 있는 보조가방이었는데 안에는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은 내의와 덧신 그리고 양말이 나왔다. 어리둥절해서 묶음을 하나씩 살펴보며 깨달았다. 엄마가 있던 병원에서 간병인과 함께 지내던 몇 달, 간병인이 보내달라고 했던 것들이었음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나는 여전히 엄마가 떠오르면 마음이 무너졌다. 눈물이 고이다 흐르기 시작했다. 아빠보다 더 오랜 시간 아파서 스러지는 엄마를 보았기 때문일까. 엄마가 떠난 건 이미 사년이 다되어 가는 일이었지만 아빠가 떠나고 두 달째 아빠와 엄마의 흔적을 함께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내려앉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아빠는 이것들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어딘가에 두겠다고 마음 먹고는 소파와 의자 다른 물건들로 덮이고 나서는 그 존재 자체를 잊은 것 같았다. 아빠는 엄마의 흔적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기부하기로 했던 다른 물건들과 함께 박스에 차곡차곡 담았다. 누군가의 발에 신겨 그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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