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리뷰MoonsongReview

#리뷰 #예술 #여행 #서울 #일상

전시 리뷰 exhibitions review/미술 전시 exhibitions

[서울] 2024.04.25-2024.07.21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서울시립미술관

문성moonsong 2024. 12. 22. 00:08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기간: 2024.04.25.-2024.07.21.
참여작가: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관람방법: 현장방문, 관람료 무료 

  •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24년 전시 의제 '건축'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전시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노먼 포스터를 소개하는 자리임을 강조한다. 전시 서문을 빌어 전시의도를 요약하자면, 노먼 포스터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500여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어왔으며 이는 현재 2000여 명이 넘는 국제적 규모의 건축스튜디오 포스터+파트너스의 수십여개 전문스튜디오로 발전된 결과로 이번 전시는 이들의 다양한 건축실험과 그 속에서 엿보이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찰력, 미래에 대한 사유와 상상력을 촉발하고자 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 이번 전시는 특히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예술 공공건축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총 5개의 섹션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만들기', '미래건축'이라는 제목으로 총 50건의 프로젝트를 모형, 스터디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300여점을 통해 선보인다. 
  • 주거환경의 효용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실험,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 우주에서의 거주형태에 대한 고민까지 결국은 사용자의 필요와 경험에 가치를 두고 미래에 관한 연구를 현재에 적용하여 건축이 환경과 더불어 존재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작업에 미래를 기대하고 긍정하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관람객들도 역시 그들의 작업을 엿보며 공간에 대한 그리고 지속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Review
건축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으로 늘 아쉬운 것은, 전시에서는 건축의 모형과 사진, 영상을 접할 수 있을 뿐 실제 어딘가에 존재하는 그 건축을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건축은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건축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건축이 자리한 지역과 상호작용을 하며 역동을 만들어내며 해가 뜨고 해가 지며 변화하는 시간에 따라서도 건축을 경험하는 이들의 감각과 정서에 다르게 각인될 수 있다. 그와 같은 경험들은 전시장의 작은 스케일로 만들어둔 모형과 캡션의 설명, 사진과 영상으로는 충분히 전달될 수 없기에 전시를 관람하면서 늘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건축전시는 점차 자주 열리는 추세이고 전시에 가보면 늘 붐비기에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 역시도 건축이 우리의 일상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고 나아가 도시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건축에 관련한 전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되도록이면 관람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앞서 언급한 전시실에서 만나는 건축경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시에서는 건축을 풍부하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해준다. 건축가의 의도와 설계과정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를 비롯해서 스케치나 과정적인 변화, 건축과 환경의 조망, 그와 관련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 혹은 그에 따른 영향 등을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건축을 더욱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이번 전시도 역시 노먼 포스터의 기념비적인 혹은 매스컴을 오르내리는 유명한 작업들과 건축물들이 그 이름과 디자인만으로 주목받고 넘겨지지 않도록 작업의 의도와 방향, 하나의 작업에서만이 아니라 계속되는 다른 프로젝트들에서도 이어지는 건축과 사람, 환경의 조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라는 가치와 지향을 읽어보도록 권한다. 인터뷰에서, 스케치에서, 측면도나 조감도에서, 모형을 상하 좌우에서 바라다보며 공학적 접근, 컴퓨터기술과 같은 고도의 기술보다는 건축을 이용하게 될 사람들의 동선과 활동, 상호작용들을 고려한 기획임을 강조한 캡션들은 그들의 건축적 공간에서 움직이는 교류하는 사람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특히 애플파크의 상징적인 원형 건물에 대한 캡션은 이와 같은 전시의 의도와 건축가들의 지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데, 부지의 80%는 녹지공간으로 활용되고 건축자재는 재활용되고 환기시스템 역시 자연친화적인 지속가능한 설계로 구현한 것으로 결국은 지구라는 환경의 소수에 불과한 우리를 그리고 다른 존재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역시 살아가야함을 명백히 자각하고 그를 위한 최선의 방식을 택했고 그 건축적 결과물로 다른 이들에게도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선도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자체로도 찬탄할 만한 실험이자 따르고 싶은 결과물들을 하나하나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고 감상하고 또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되돌아보는 일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에서도 그와 같은 실험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도 잠시 과연 그와 같은 설계와 디자인, 공정을 우리나라의 공공건축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혁신적인 기획을 못미더워하고 혹시라도 혁신적인 기획이 통과된다고 해도 결정권이 있는 공무원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디자인이 뒤바뀌고 마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 나라에서,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 반문을 멈출 수 없었다.
지속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의 촉발이라는 전시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쩌면 우리나라는 우선 공공건축의 결정권이 건축가의
디자인의 가치와 철학을 녹여낸 기획과 설계의 권한이 공공건축을 의뢰하는 결정권자들의 권한을 넘어서는 게 먼저일 수도 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