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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환경영화제를 놓치다

문성moonsong 2024. 6. 26. 15:16

*이 글은 2019년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정리하며 옮긴 것이다.
브런치의 글들을 주제별로 정리하며 브런치에는 주로 전시와 문화예술작업들이나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업로드하고 이곳 티스토리에는 일상적인 경험과 아이디어들, 이제 뻗어나가는 관심사와 수집하는 정보들, 리뷰들을 모아두기로 했다. 

나는 영화를 한편도 보지 못했다. 영화제는 끝났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영화제에서 받은 마지막 미션을 작성하고 있다. 뒤늦은 후기임에도 적지 않고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건, 영화제에서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프터즈라는 이름으로 환경영화제를 알리는 몇 번의 미션을 받았고 열심히 미션을 수행해놓고도 결국은 영화를 한편도 보지 못했다는 아이러니가 더더욱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었다. 

영화제가 시작한 첫날부터 이미 조짐이 보였더랬다. 아침일찍 서울극장에 들러서 표를 확보하고 예매를 하려고 했지만 하루종일 예상치못한 돌발 스케줄에 쫓겨 밤늦게 영화관에 들러서 간신히 표를 받았다. 열장의 티켓에 더해서 영화제에 협찬하는 선물들, 영화제의 굿즈까지 받아들고 영화관을 나설 때에는 모든 영화를 다 보고 싶다는 거창한 꿈까지 꾸고 있었다. 

 

영화관은 일년전의, 아니 어린시절의 그 느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느슨한 분위기에 들뜬 사람들의 모습에서, 골목길에 풍기는 고소한 냄새의 길거리 음식들에서, 영화제의 축제분위기를 맛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며칠간의 일들을 끝내고 와서 영화를 보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부터 몰아치는 일과 약속들에 치여 드디어 영화를 보러가야지, 정신을 차리고 티켓을 쥐고 나섰을 때에는, 5월30일이었다. 그렇다. 나는 29일에 끝나는 영화제가 5월 31일까지 할거라는 허무맹랑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내 몫으로 남겨둔 4장의 표는 고스란히 공수표가 되었다. 영화제를 알리는 글을 브런치에 적으며 기대하고 있었던 모든 영화가 한순간에 날아가버리고 말았다는 아쉬움은 둘째였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적으려고 세프터즈가 되겠다고 수락했음에도 결국 영화를 보지못했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다행히 내가 다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준 6장의 표 덕분에 부채감이 10장에서 4장으로 줄었지만.

어차피 후기작성 외에는 미션을 다 수행했고, 공짜표를 쓰지 않았으니, 영화제에 해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자위를 해보았지만,  공짜표로 자리를 채우기보다는 티켓을 구매한 관람객들이 많은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찜찜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 부채감을 덜려면, 영화제의 취지에 공감했던 환경에 대한 고민 역시 여기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해나가며 더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보도록 노력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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