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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설전 <청계천메이커三代記> 세운전자박물관

문성moonsong 2025. 1. 11. 20:33

전시장소: 세운상가 세운메이커스큐브 세운-서301
전시기관: 메이커시티세운의 세운전자박물관 
전시물품: 세운상가 일대의 장인·기술자 18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전자제품들을 비롯한 부품, 도구, 인터뷰 영상 등
관람방법: 관람료 무료, 월-금10:00-19:00 운영

  • 2018년 세운상가의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관한  세운전자박물관의 상설전시로, 테크북라운지, 세운인라인지 등과 함께 오픈했으며 ' 한국전쟁 이후 서울 전자산업의 '메카'로 자리하던 과거와 메이커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서 현재의 세운상가를 조명하는' 전시이다.
  • 세운상가와 청계천 일대의 기록을 조명하는 '청계천 삼대기(三代記)'를 타이틀로,  한국전쟁 전후 자생적으로 생겨난 청계천 전자상가를 1세대, 1967년 세운상가 조성 후 전자제품 거래와 개발이 이뤄지던 때를 2세대, 3D 프린팅 등 새 기술로 무장한 기술자들이 들어오는 현재를 3세대로 구분하고 각 세대별 인터뷰와 상인들, 기술자들의 인터뷰, 도구, 제품들을 소개하고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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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세운상가는 상가건축, 건축 안에 여전히 생업에 종사하는 가게들, 그곳을 오가는 상인들과 소비자들까지 포함하여 그 자체로 서울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하에 처음으로 세워진 고층건축이며 이전에는 경공업 수출에 매달리던 우리나라에서 티브 진공관, 라디오트랜지스터 등을 비롯한 전자제품의 부품들과 그와 관련된 기술을 다루는,  당시에는 최첨단으로 여겨지던 전자상가의 전성기부터 용산전사상가 이후의 침체기, 그럼에도 여전히 모든 부품과 수리가 가능한 기술자들이 있는 이곳에 끊이지 않는 발길이 결국 메이커의 시대가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압축적으로 서울의 역사와 우리나라 기술발전의 역사가 중첩된 세운상가의 독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세운상가의 상인들로부터 기증받은 다양한 제품들로 과거의 물건들에 관심이 많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실제 세운상가가 조밀하게 모인 상점들로 작은 공간에서 수리와 부품들을 전시, 판매, 상담까지 해왔기에 전시공간의 각 코너별 구성도 그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편. 코너별로 각 가게를 들여다보듯 정겹고 물건들을 만질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시실 너머로는 여전히 터줏대감인 상점의 지긋한 나이의 어르신들이 분주하고 원하는 부품이나 수리를 문의하러 온 이들, 이곳에 새롭게 자리를 잡고 상점을 열고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젊은 상인들도 보이며 전시의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오게 한다. 북악산과 종묘를 맞은편에 두고 너른 광장의 계단을 올라 세운전자박물관의 전시를 보고 세운상가의 내부를 지나며 다양한 전자제품, 수리가게들을 지나서 대림상가의 조명가게들, 을지로까지 걷다보면 전시가 전하던 압축적인 성장과 역동적인 변화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깨닫게 해준다. 을지로에 혹은 종로에 온다면 꼭 한 번 들려 세운상가와 서울의 역사를 한 발 더 깊이 경험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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