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리뷰Moonsong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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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42

유품정리 Day1. 약품류 정리

아빠의 장례식을 마치고 가족회의를 하면서 아빠의 집 정리를 내가 맡기로 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남은 것들을 정리할 때 힘들었으리라고 걱정하며 큰 언니가 틈나는 대로 돕겠다고 해주었다. 막내인 내가 먼저 그리고 혼자 부모님의 집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까닭은 무얼까. 지근거리에 살며 엄마아빠를 지켜보았기에 누구보다도 두분의 마지막 일상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 들 뿐이었다. 어쩌면 정리를 끝내고 나면 알게 되겠지. 아빠의 상태가 급박하게 악화되고 결국 장례식까지 이어졌기에 장례식을 끝내고 나서도 피곤함이 가시질 않았기에 정리는 차근차근하겠노라고 선언해둔 터였다. 엄마의 물건들을 정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하나..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뒤돌아봐야 한다.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뒤돌아봐야 한다.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의 첫 장을 넘기며 키에르케고르의 이 문장을 읽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나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났을 때 이 문장을 떠올렸다.아빠가 남긴 집 그리고 그곳을 가득 채운 아빠의 물건들 앞에서.  * 이 기록이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돌봄과 상실, 애도의 시간의 와중에도 정리를 도맡아야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인 실행에서든, 심리적인 정리에서든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돌봄과 정리가 오롯이 개인의 책임과 부담이 되는 현재이지만 '개인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마무리' 과정에는 그와 관계된 이들의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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