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사진을 모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두었다.
언니들은 일차로 각자 자신의 앨범들과 사진들을 가져갔고 가족사진들은 아빠와 엄마가 살있던 이 집에 남겨두기로 했기에 다른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미뤄둔 일이었다. 여러군데를 정리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은 앨범들을 꺼내보았더니 생각보다 분량이 많았다. 언니들은 각자의 초중고등학교 졸업앨범과 상장들도 그냥 두고 간 채였다. 거기에 우리의 기억에는 없는 윗대의 혹은 아빠 친가분들의 사진들까지.
결국은 재차 언니들에게 처분여부를 물었다. 안 가져가도 괜찮을까 혹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싶어 물어보았는데 모두 필요없다고 했다. 처분하기로 한 것들은 두고 나중에 모두가 함께 볼 사진들만 박스에 담기 시작했는데 박스가 꽉 찼다. 가족이 많다는 건 건사할 물건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걸 유품을 정리하면서 계속 느낀다.

상자를 가득 채우고 엄마의 영정사진까지 포함해서 옮겨두었다. 나도 언니들도 그리고 형부들과 조카들까지 이 앨범을 다시 펼쳐볼 날이 있을까. 있다면 언제일까. 아빠 엄마는 이 앨범들을 언제 펼쳐보았을까. 펼쳐보았었기를 그리고 보면서 웃음지었었기를. 지금도 내가 이 앨범들을 보관하는 걸 기뻐하며 내려다보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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