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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빠 집을 정리하며

유품정리Day41. 마지막으로 남은 생활용품을 옮기며

문성moonsong 2024. 11. 26. 11:15

부엌과 화장실, 거실에 있던 잡다한 생활용품들을 언니의 도움으로 한꺼번에 내렸다.
유품정리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여름 끝자락에 시작했던 유품 정리는 겨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들, 언니와 둘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 나머지는 유품정리업체에 부탁할 수 밖에 없는 무거운 물건들이나 가구, 사용할 수 없이 망가진 것들 혹은 나는 더 이상 건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언니가 오기 전에 잊어버릴까봐 목록을 작성했다. 안방. 거실. 서재. 작은 방. 옥탑방. 부엌. 욕실. 안방욕실. 부엌 뒷베란다와 현관 앞베란다. 옥상. 그리고 마당.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목록을 작성하다보니 놓치고 있었던 것들이 있었다. 목록을 작성하고 큰언니와 큰형부에게 다시 한 번 남길 것들을 물어 점검하며 자못 비장하게 마지막 정리 준비를 마쳤다. 
아빠가 모아두었던 빈 쇼핑백들, 부직포백들, 보자기들을 모아서 각 공간에서 남길 것들을 담아 언니와 함께 날랐다. 리모콘과 소독제, 쓰다만 그리고 뜯지 않은 비누와 세제, 빗자루와 쓰레받기, 못과 망치, 펜치와 스패너 같은 각종 연장과 건물보수용품, 농사용품들, 재활용비닐과 쓰레기봉투들까지. 목록화해서 옮기고 나니 두시간 남짓 시간이 지나 있었다. 
 

 

모아둔 물건들을 돌아보다가 문득 아빠가 돌아가시고 두 달이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빠가 그리고 엄마가 남긴 물건들 속에서 보낸 시간들.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줄래? 엄마 그리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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