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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의 구상화가의 작품들로 만나는 근현대 한국서양화 <조덕환: 구상의 길을 걷다> 성북구립미술관

문성moonsong 2025. 2. 5. 18:36

전시관련 기본정보

  • 전시장소: 성북구립미술관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134
  • 운영기관: 성북구청 성북문화재단 산하 성북구립미술관으로 공공미술관이다.
  • 전시내용: 성북동에 터를 잡고 일생을 보낸 우리나라 1세대 서양화가 조덕환(1915-2006)의 작품들과 관련 아카이브
  • 관람방법: 무료관람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2024.10.15-2024.12.8. 
  • 성북구립미술관의 전시는 기획전으로 매번 전시가 바뀐다. 현재 전시내용이 궁금하다면, 
    https://sma.sbculture.or.kr/sma/index.do
 

성북구립미술관

 

sma.sbculture.or.kr


<조덕환: 구상의 길을 걷다>는,

  •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을 거치는 근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서양화가의 길을 걸어온 1세대 서양화가이자 광복후 성북동에서 일생을 지낸 조덕환 작가를 돌아보는 전시이다.
  •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르는 구상회화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60여점의 작품과 1940년대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린 데생과 연구작품들, 사진등의 아카이브자료들 30여점까지 전시되어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현대사와 함께 훑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 

Review

성북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성북동에는 유독 많은 예술가들이 살았고 개인적으로도 그 때문에라도 더더욱 성북동을 좋아하고 종종 산책할 때마다 그들을 생각하곤 한다. 서울성곽의 동북자락으로 능선을 넘어가면 금세 서울시내에 진입할 수 있는 지리적인 위치이기도 하고 산자락의 뒤쪽이라 이전에는 북악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이 있던 자리 좌우로 음악가 윤이상, 김환기, 김용준, 변종화, 서세옥, 김기창…뿐만 아니라 심우장을 지었던 한용운, 1세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자 한국미술사가였던 최순우, 우리나라의 국보급 문화재를 지켜왔던 전형필의 간송미술관까지, 열거하기만 해도 벅찬데, 이번 전시를 보고 조덕환을 또 추가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들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살았던 격동의 한국사의 흔적들을 함께 길어올려 작가가 서양화를 공부하게 된 일본유학, 계속해서 공부를 이어나가게 된 이쾌대의 '성북회화연구소'의 존재까지도 사진자료와 신문기사 등을 통해서 확인하는 등 한국미술사의 귀중한 사료들까지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전시였다. 
더불어 작가의 작품들을 시간순 대로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게 전시를 구성했는데, 그중에서도 자신의 가족들 특히 아내와 딸을 모델로 그린 인물화, 당시의 성북동, 그가 떠나 마주한 시골의 풍경들을 상상하게 하는 풍경화, 집안에서의 풍경을 통해서 짐작케 하는 당시의 생활상 등은 가족들과 삶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그리고 아름답게 화폭에 담아내려 애쓰던 작가의 마음이 잔잔히 전해지는 듯 했다.
어쩌면 조금은 단조로워 보이기도 혹은 심심해보이기도 하는 소재들은 사실은 그가 하루하루 화가로서 마주하는 화폭과의 대면에서 충실하게 담아낸 치열한 작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거창한 역사화나 상징이 가득한 추상화가 아닌 일상의 대상들을 화폭에 담고자 결심하고 그것들을 섬세하게 포착해서 그 순간의 날씨와 햇살, 공기의 밀도까지도 표현해내려고 한 그 과정 자체를 주목하게 된다.  가까운 이들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매일을 보내는 일상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그것들의 중요함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전시는 끝났지만, 전시실을 거닐며 마주했던 그의 애정어린 시선이 담긴 가족들, 일상, 우리나라의 풍경들을 함께 감상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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