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뒤 구석에서 엄마의 유품을 발견하고 기부품으로 보냈다. 언듯 장을 보러갈 때 쓰는 가방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소파 뒤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세워져 있었다. 가방은 지퍼로 완전히 펼칠 수 있는 구조오 되어 있는 보조가방이었는데 안에는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은 내의와 덧신 그리고 양말이 나왔다. 어리둥절해서 묶음을 하나씩 살펴보며 깨달았다. 엄마가 있던 병원에서 간병인과 함께 지내던 몇 달, 간병인이 보내달라고 했던 것들이었음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나는 여전히 엄마가 떠오르면 마음이 무너졌다. 눈물이 고이다 흐르기 시작했다. 아빠보다 더 오랜 시간 아파서 스러지는 엄마를 보았기 때문일까. 엄마가 떠난 건 이미 사년이 다되어 가는 일이었지만 아빠가 떠나고 두 달째 아빠와 엄마의 흔적을 함께 마주할 때..